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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gen 4. 여성성의 창의력. AI를 이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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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99 작성일 2021-09-04 13:1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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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엘리자베스 앤더슨 (위키피디아)


하필이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차창 유리를 닦던 와이퍼가 삐걱거린다.

아마도 고무 블레이드를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와이퍼 자체가 고장난 것도 아닌데 쏟아지는 비를 감당하지 못한다.

‘와이퍼가 없던 시절에는 비오는 날에 차를 몰 수가 없었겠네...’

이렇게 차량 운행에 필수적인 와이퍼를 발명한 사람은 메리 엘리자베스 앤더슨이라는 미국의 여성 발명가이다.  


발명가면 발명가지 굳이 왜 ‘여성’이란 성별을 붙이나 의아해하거나 불쾌해 할 수도 있겠다.

여성 대통령, 여교수, 여직원은 있어도 남성 대통령, 남교수, 남직원은 없는 차별적 표현방식은

이제 휴지통에 던져버릴 때가 됐으니까.

그럼에도 시작을 ‘여성’ 발명가로 고집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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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 (위키피디아)


창의성과 여성은 그리 친한 단어가 아니라는 주장은 최근까지도 쏟아져나왔다.

가부장적인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다를 게 없었다.

여성 과학자라고 하면 누구나 ‘마리 퀴리’를 꼽고는 그 다음이 누군지 고민을 거듭하다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흔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6%에도 못미친다는 통계를 비롯해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보고도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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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위키피디아)


하지만 통계의 모순을 아는 사람들은 안다.

‘남자’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 한자어에 토를 다는 역할에 그쳤던 한글을

우리 입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를 받아 쓸 수 있는 글자로 업그레이드 시킨 사람은 ‘여자’ 정의공주였다.

세종의 둘째 딸이다. 통계는 훈민정음을 발명한 남자 세종을 발명가 한 명으로 기록할 뿐이다.

남성 중심의 근현대사에서 이런 식으로 아버지, 남편, 동료인 남자들의 업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도

통계에 ‘한 사람’으로 오르지 못한 창의적 여성이 얼마나 많을지는 상상에 맡긴다. 


남성과 여성 사이의 창의력 차이를 주장하는 보고들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달라졌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유치원만 들어가도 남녀 역할의 차이를 강요했다.

여자아이가 소꿉놀이를 하면 ‘현모양처되겠네’라며 칭찬하고 남자아이가 끼어들어서 같이 놀려고 하면

‘사내 녀석이 뭐하는 짓이야’라며 나무랐다.

남자는 바깥 세상에 나가 능동적으로 삶을 개척하고 가족을 책임지는 훈련을 받았고

여자는 가장을 뒷바라지 하고 집안을 관리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창의가 도전정신과 다양성에서 나온다고 할 때

차별적인 젠더 역할 교육의 효과가 어떤 결과를 낳았을지는 뻔하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많아졌고 유리천장이 사라져간다는 양성평등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여성성의 가치가 창의의 분야에서 남성성보다 돋보일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되는 것 같다는 뜻이다.

coding의 시대, AI의 시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우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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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디 라마르 (위키피디아)


우리가 일상으로 사용하는 와이파이의 원리를 창안한 사람이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헤디 라마르라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배우다.

조국을 떠나 헐리우드에서 배우로 활약하다가

2차대전 당시 주파수 도약이라는 통신 기술을 고안해 독일 잠수함 U보트를 잡는 데 기여했다.

그 기술이 오늘날 CDMA, Bluetooth, Wi-Fi의 바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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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다 러브레이스 (위키피디아)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도 여성이다. 에이다 러브레이스.

러브레이스 백작의 부인이던 그녀의 결혼 전 이름은 어거스터 에이다 킹이었다.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찰스 배비지와 함께 일하다가

컴퓨터가 단순히 계산기 역할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장본인이다.

컴퓨터에게 여러가지 일을 하라고 명령을 내리기 위한 언어 알고리즘을 만들어냈다.

여성성의 장점이랄 수 있는 세밀함, 섬세함, 꼼꼼함 같은 성정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창의의 기초라는 점을 입증해주는 사례들이다.


변화하는 시대의 또다른 특징은 개인, 일상, 편의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국가나 사회보다는 개인과 가족을 중시하다보니

일상에서 내가 느끼는 불편함을 개선하려 하거나

개인과 가족의 행복에 더 유리한 것들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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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gen 옴므 세트 (www.allthatskin.com)


이런 분야에서는 과거부터 여성 발명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식기 세척기, 스팀 청소기, 물티슈, 소형 공기청정기,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

개인의 행복이나 생활의 편의를 위한 발명 분야에서 여성의 위치는 이미 선도적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생활 속의 발명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같으면 ‘무슨 그런 사소한 것들을 발명이라고!’ 하면서 무시했을 남성들이

내 피부에 딱 맞는 기초 화장품이나 내 원룸에 어울리는 토스터기를 사기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섬세함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똑같이 식기 세척기를 구입해도 손잡이의 모양과 식기 받침대의 재질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생겼다.

아무 물티슈나 한장 뽑아서 쓱쓱 손을 닦던 시대는 가고 향기와 감촉을 따지는 사람도 늘었다.

공기청정기는 성능은 물론이고 내 방 인테리어와의 조화가 중요해졌다.


철강, 정유, 자동차, 반도체 같은 중후장대한 산업이 지배하던 때와는 달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섬세한 만족감을 주기 위한 경쟁은 새로운 창의성을 요구한다. 

창의적 여성성이 절실해진 시대인 것이다.

여성성이 가진 창의력은 AI와의 경쟁에서 인간이 우위를 지키는데도 역할을 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남성 중심적인 세상에서 AI가 교육받는 데이터의 성격도 남성중심적일 수 밖에 없을테니. 

AI가 가장 취약한 부분 역시 창의적 여성성 아니겠냐는 역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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